기본권 침해, 실행절차에도 문제점 많아
합법적인 장기입원절차 변질될 가능성도 커

국가인권위원회 전경. 사진 인권위국가인권위원회 전경. 사진 인권위

국가인권위원회가 정신의료기관의 동의입원이 정신질환자의 기본권 침해는 물론, 실행 과정에서 입법 목적이 훼손되고 있다며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4일 밝혔다. 

동의입원은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아래 정신건강복지법)’ 42조에 근거한다. 정신질환자가 보호자의 동의를 얻어 정신의료기관에 입원하는 유형이다. 

동의입원의 취지는 강제 입원절차를 자제하고, 정신질환자의 선택을 존중해 인권을 두텁게 보호하는 데 목적을 둔다. 2016년 정신보건법이 정신건강복지법으로 전면 개정되면서 신설됐다. 법 개정 후 전체 입원유형에서 동의입원은 16.2%(2017년), 19.8%(2018년), 21.2%(2019년)로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

문제는 동의입원이 보호자의 동의 없이 퇴원을 보장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본인의사에 의해 입원하지만 보호의무자 동의 없이 퇴원을 신청하면 정신건강의학전문의가 환자의 치료 및 보호의 필요성을 인정한 경우에 72시간 동안 퇴원이 거부될 수 있다. 또한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과 행정입원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인권위는 “당사자의 의사 존중이라는 동의입원 입법 목적과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퇴원거부 기준도 비자의 입원보다 범위가 넓은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인권위는 “동의입원 환자의 퇴원거부 기준인 ‘보호 및 치료의 필요성’은, 비자의 입원(보호의무자 및 행정 입원)의 퇴원거부 기준인 ‘자·타해 위험’보다 더 광범위하다”며 “이로 인해 당사자의 의사보다 보호의무자의 요구에 의한 기본권 침해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인권위 진정사건 및 직권조사에 따르면 엄격한 계속입원절차를 회피할 목적으로 악용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의사소통이 어렵거나 입원 유형의 의미를 모르는 지적장애인이나 정신질환자들이 동의입원 조치가 이뤄졌다. 이후 장기입원으로 이어진 사실도 드러났다.

더욱이 동의입원은 ‘자의입원’으로 분류되어 현행 국가 입·퇴원관리시스템에 등록대상이 되지 못한다. 인권위는 “동의입원 환자 중 본인의사에 의해 퇴원한 인원수나 퇴원이 거부돼 비자의 입원으로 전환되는 인원이 몇 명이지 정확한 통계를 알 수 없어 동의입원 자체에 대한 평가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인권위는 “동의입원은 충분히 자의로 입·퇴원이 가능한 환자, 보호의무자 입원에서도 2차 진단 및 입원적합성심사 등 강화된 입원절차로 퇴원조치가 가능한 환자들을 합법적으로 장기입원시킬 수 있는 절차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며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